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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과 죽음의 경계(왜 이제 오셨어요?)삶이란/육아 2019.01.24 14:43
"왜 이제 오셨어요?"
대학병원 담당의사의 말이 나를 절망으로 이끈다.
그렇다.
위의 말은 분명 이렇게 해석되어 들린다.
"너무 늦게 오셨어요. 저희가 최선을 다해보겠지만, 어쩔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 마음을 먹고 계셔야 합니다."
그리고는 태어난지 한달도 안된 나의 사랑하는 둘째 딸이 신생아 중환자실로 입원하게 되었다.
호흡을 스스로 하기 힘들어 호흡을 도와주는 장치와 함께말이다.
과정이 어떻게 되었든지..
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건 어떠한 것도 없다.
그냥 기도할뿐이다.
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.
부모로써, 딸을 위해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니..
그것이 인생의 나약함 인것 같다.
중환자실에 입원한지 4일이 지났는데
여전히 아무런 차도가 없다.
의사선생님도 별다른 얘기가 없다.
전혀 희망적인 얘기는 없다.
얼마나 길어질지,
아이가 얼마나 잘 버틸지,
이겨 낼 수 있을지..
그냥 희망은 없지만, 부모가 희망을 잃어서는 안되기에 희망을 붙든다.
잘 이겨낼 수 있을꺼야.
힘내!!
바랄수 있는건
기적 뿐이다.
그래 우리 인생에 '기적'은 일어난다.
'기적'을 바라는 이들은 그 '기적' 말고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.
요행을 바라는것이 아니다.
그냥 딸을 살려야 하는데..
지금에서는 그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.
'기적'이다.
기적이 일어났다.
중환자실 입원한지 5일정도 지난것 같다.
아...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같지만, 부모에게는 5년과도 같은 시간이다.
중환자실에 한달 넘게 입원한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을 보면...
정말 존경스럽다.
그 누구보다도 위대한 힘을 가진게 아픈 아이를 가진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한다.
전혀 호전되지 않았는데..
갑작스럽게..
괜찮아 졌다.
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게 되었다.
몇일 더 지켜보고 호흡을 도와주는 기계를 떼었다.
아..
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다는것.
그것만으로도 엄청나게 감사한 일이라는걸 다시금 깨닫는다.
어려운 싸움을 잘 이겨내줘서 고맙다.
앞으로 건강하게만 살아다오!
그것이 아빠의 유일한 부탁이다.
어떠한 성공도, 어떠한 명예도, 그 대단한것 없어도 된다.
그저..건강하게 나보다 더 일찍 이 세상을 떠나지 않는다면, 그것보다 나에게 큰 효도는 없다.
잘 싸워줬고,
잘 이겨내줘서 고맙다.
앞으로의 인생도 쉽진 않겠지만..
잘해내리라 믿는다.
무엇보다도 건강해야 한다. 사랑하는 딸아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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